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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수요에 대한 정보

쿠쿠르크 2019.09.14 19:10

한국 경제의 내적인 위기는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더는 지속할 수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내외부에 부정적인 충격이 발생하면 한국 경제는 속절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 각종 통계가 부실하고 정부나 정치권이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잇기에 이유도 모른 채 한 방에 훅 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어쨌거나 그 위기의 직접적 도화선이자 가장 강력한 화약고는 여러 차례 이야기했듯이 부동산 거품과 가계 부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향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작업은 현재 주택시장이 어떤 국면인지를 파악하는 일이다. 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주기는 보통 10~20년 정도의 장기 사이클을 그리고 대략적으로는 약 18년 정도로 수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 주택시장은 여전히 부동산 거품 붕괴의 초기 국면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부동산 거품 생성과 해소 과정이 뚜렷하게 반복되고 있다. 즉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국내 주택시장은 2007년 초 또는 2008년 중반 이후 이미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 물론 2008년 중반 이후에도 2009년 2~10월 그리고 2010년 9월~ 2011년 1월까지 주택 가격이 일정하게 반등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는 대세 하락기에 정부의 대규모 부동산 부양책이나 DTI 규제 해제 등에 힘입어 나타나는 미약한 흐름일 뿐이었다.
그런데 주택 가격 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호가를 주로 집계한 것이다. 집값이 오를 때는 실거래가를 충실히 반영하지만 내릴 때는 거의 요지부동이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매도 호가를 중심으로 보고한 주택 가격을 집계하는 것이 주된 이유다. 따라서 호가가 아닌 국토해양부의 실거래가 추이를 보면 주택시장이 이미 대세 하락 흐름에 들어섰음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호가가 아닌 국토해양 부실 거래가를 바탕으로 수도권 아파트 단지 수천 곳의 실거래가 추이를 산출한 바 있다. 그 결과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이미 2007년 초의 고점 대비 서울 강남 3구의 경우 15~20%, 일산, 분당, 평촌, 용인, 산본, 수원, 김포, 파주 등 수도권 아파트 밀집지의 경우 25~35% 떨어진 상태다. 2006년 이후 국내 누적 물가 상승률 약 15%를 고려하면 실질 가격으로는 수도권 주요 도시들의 경우 이미 40~45%나 떨어진 셈이다. 고점에서 5% 정도밖에 안 떨어진 것으로 나오는 부동산 정보업체의 호가는 허구에 가깝다.
아파트 거래량 지표 또한 장기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아파트 거래량은 2006년 이후부터 집계되었으므로 그 이전의 거래량은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서 1996년 이후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가계 대출과 아파트 거래량의 상관관계 함수를 이용해서 추정해보았다. 그 결과 2000년대 초반과 2006년에는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분기별로 20만 호를 넘었으나 2007년 이후로는 분기별로 평균 7만~9만 호 수준에 그쳐 구조적 감소기에 진입했다. 2009년 대대적인 부양책이나 2010년 8·29 대책 등 정부가 모르핀을 투입할 때마다 '반짝 거래'가 일어나지만 다시 거래 침체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정부의 온갖 부양책에도 더는 부동산 시장이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이미 빚을 내서 살 만한 사람조차 집을 다 사버려서 사실상 수요가 거의 바닥났음을 방증한다. 따라서 지금 주택 거래 침체는 정부의 단기 부양책으로 해결될 성질이 아니다. 상당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상태다. 가격 하락을 억지로 떠받칠수록 가계 부채와 공공 부채가 늘어나는 등 경제적 비용만 증가하게 된다.
더구나 주택 가격 하락 압력은 시간이 갈수록 가중되게 된다. 금융권은 2008년 이후 주택담보 대출의 원리금 상환 만기를 계속 연장해주고 있다. 이는 당장 집값 급락과 연체자 급증을 막는 방편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만기 도래액이 지속해서 증가한다는 점이다. 주택담보 대출 만기 도래액은 2012년 하반기에 이르면 2009년의 약 2배가 된다. 그만큼 가계와 금융권의 부담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향후 유럽발 경제위기 등으로 2008년과 같은 신용경색이 발생하거나 국내 증시에 들어와 있는 외국자본이 급격하게 이탈한다면 주택 가격이 폭락할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2009년부터 건설시장과 부도 산 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시작된 대규모 공공 토건 사업도 거의 한계에 이르렀다. 또한 개발 공기업인 LH공사를 비롯해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서울시 SH공사, 인천 도시 개발 공사, 경기개발공사 등이 부채를 줄이기 위해 사업 축소에 들 어서 게 된다. 특히 LH공사의 사업 축소는 토지보상금 감소로 이어져서 부동산 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같은 하락 압력은 시작에 불과하다. 좀 더 길게 보면 인구감소와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집을 줄이는 노후세대 가구 수의 증가로 전반적인 부동산 수요는 지속해서 줄게 된다.
이 때문에 2010년대 국내 주택시장은 일본처럼 장기 침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60대 이상 노후세대가 증가하면 단순히 신규 주택 수요만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매물까지 늘어나면서 주택시장에 더블 펀치를 먹이게 된다. 이처럼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부동산 구매력이 급감하는 현상을 정부의 인위적인 부양책으로 떠받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주택시장은 지역에 따라 일시적 기복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간에 걸쳐 침체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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